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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1 블로그 지역화가 악은 아니다 - 서진휘
  2. 2007/11/30 블로그 돌아다니기 - 서진휘

블로그 지역화가 악은 아니다

  # 본문은 daewonyoon님이 지난 글에 붙여주신 트랙백에 (간단히 댓글로) 응답하려 작성하던 글입니다. 그러므로 본래는 경어투로 작성해야 옳겠지만, 쓸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아무래도 daewonyoon님을 향해 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포스트로 취하고 트랙백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제목도 오해 없이 받아들여주시리라 믿습니다)

  인터넷이 한국에 처음으로 보급되었다고 하는 90년대에, 사람들은 웹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 아무것도 없던 것은 아니었고, 웹의 양적인 성장 속도는 오히려 그 반대여서 우후죽순 생기는 사이트에 이미 '정보의 홍수'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였다. 뭔가를 안내해 준다고 하는 유명 검색엔진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하나 둘 이메일을 갖고 유행처럼 신상정보를 적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아주 느즈막히는) 90년대 후반까지 커뮤니케이션은 PC통신망 기반의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21세기가 되자 다음과 네이버라고 하는 거대 포털들이 등장하면서 웹을 완전히 장악했다. 자유로운 웹 환경에 의해 PC통신망은 잊혀지거나 포섭될 수 밖에 없었다. 중간에 프리챌이라는 커뮤니티형 사이트가 확실히 자리를 잡자 다른 서비스들도 이 대세를 쫓아갔고, 프리챌의 자리가 싸이월드로 확고하게 대체된 것 뿐이다.

  블로그가 (어떤 경로로든) 화두가 되기 전에는, 한국의 웹 환경에서 다수의 '개인'이 확고하게 미디어의 주체로 자리잡아 본 적이 없다. 싸이월드가 반증이 될지 모르겠지만, 싸이를 지탱시켜 주는 근본적인 힘은 개인의 인간관계 + 집단(학교, 회사, 인척,...)의 관계다. 개인의 생각과 말글을 담는다고 하는 블로그와는 차이가 있다. 겉으로 표시나지 않았어도 1인 미디어의 역할을 해 온 개인 홈페이지는 있을 수 있지만 매우 소수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블로그 행태가 성행리라고 해도, 서비스는 포털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블로거의 수적 성장을 견인한 쪽은 네이버일 것이며, 훌륭한 설치형 블로그였던 태터툴즈는 다음과 손을 잡으면서(개인적으로 이는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티스토리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노출 빈도에서도 포털 블로그 서비스는 압도적이고, 특정 블로그 서비스의 경우 검색 상위권에 배치시킨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블로그의 지역화라는 현상은, '넓은 범위에서의 의사소통'을 걱정하기에 앞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블로그간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는, 블로거로 하여금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올해 이글루스는 운영팀에서 추천글을 선정해 오던 '이오공감'을 버전업하면서, 사용자들의 직접 추천과 자율정화로 이 메타블로그형 페이지가 운영되도록 방침을 바꾼 바 있다. 익숙하지 못한 사용자들은 충돌하는 경향도 있었고, 지금에는 '블로그가 폭격당하게' 하기 위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추천하는 악의적 시도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오공감 2.0의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블로거들이 넷 상에서의 토론에 더 익숙해질 때가 되면, 좀 여유가 생길 것이다. 지금은 그 전초 단계라고 생각한다.

  블로그간 커뮤니케이션은 댓글이나 트랙백 뿐 아니라, 메타 블로그 사이트/페이지 공간을 통해서도 구현된다. 이것이 없다면 블로그는 그야말로 친분관계에 의존하는 네트워크의 '섬'으로 고립되는 것이 아닐까?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메타 블로그에 포스트를 보내고, 메타 블로그는 이를 받아 '모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권력화할 우려는 얼마든지 있다. 혹은 지금이 권력화된 모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현 메타 블로그 사이트들은 (운영의) 좋은 방법을 못 찾은 것 뿐이지 권력화되기엔 힘이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현재는 포털의 블로그/웹 정보 독점력에 대항하는 구도라고 봐야할 것이다.
  아마 메타 블로그 사이트가 '중앙집중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사용자가 보내오는 글들을 모아서 분류해서 보여주는 형식이니까. 그러나 중앙집중형이라고 해서 '중앙집권'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더구나 이 사이트들은 사용자들에 의해 굴러가게 되어있다. 현재까지는 많은 글들이 새로 올라오기만 할 뿐 추천되는 빈도가 높지 않고, 타 사이트에서도 동일하게 이슈가 되는 것들이 '동일한 시점에 함께 소비된다'는 등의 문제가 있는데 이건 잘 못하고 있는 것이지 메타 사이트의 해악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 웹의 정보를 독점하고 싶어하는 포털 쪽이 '중앙'이라는 단어에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몇몇 메타 블로그 사이트보다도, 이오공감 2.0이라는 메타 페이지, 그리고 이글루스 툴바라는 서비스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장치는 '양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활성화된 주제에서는 많은 댓글과 트랙백이 오간다. 이것은 다른 서비스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메타' 사이트/페이지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블로그를 '섬'이 되지 않도록 이어주는 매개체다. 다른 서비스끼리의 소통을 걱정하는 '블로그의 지역화' 문제는 하나 더 나아간 이야기다. 아무래도 같은 서비스 내의 블로그끼리는 마주치며 친해지기 쉽다. 이 친밀감을 넘어 서비스 내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이글루스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증폭'이다.
 
  한 입으로 두 얘기 한다고 하면, 단계가 다른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단계라는 단어를 썼지만 순차적/단계적으로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간의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하며, 한 서비스에 종속되는 것을 피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좋아하는 주제별로 묶이면 어떨까? Creorix님의 글을 읽으며 '블로그의 주제화'에 공감하게 되었다. (Creorix님은 블로그의 지역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주제화라는 표현이 어떨까 한다) 다만 윗글의 주석에서 표현한대로 편리성이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있다. 혹은 앞으로 이런 형태의 서비스가 새로 나올 가능성도 있을지 모른다.

  우선은 블로그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가 더 큰 주제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글을 읽었다면 댓글에 인색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트랙백으로 논의를 틀자. 메타 사이트에서의 의사 소통은 일부 공간에서 성장할 가능성을 담고 문턱에 들어섰다. 우리가 웹에서 개인과 개인이 토론할 수 있는 문화를 꿰어가는 첫 세대가 아닐까.
2007/12/01 20:32 2007/12/01 20:32

블로그 돌아다니기

  이글루스만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링크해 둔 이글루의 새 글은 모두 밸리에 떴을 뿐 아니라 이글루스 툴바를 설정해두면 언제든 툴바를 이용해서 돌아다닐 수 있다는 편리함에 젖어 있었다. 그만큼 이글루가 아닌 곳의 블로그는 잘 가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다.
  찾다 보면 이글루가 아닌 곳에도, 훌륭한 포스트를 하는 블로거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간혹 이글루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은 주제(이론의 여지도 있지만 잠정적으로 이렇게 말하기로 하자)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을 보면 신선함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이글루에서 분가한 집을 얻은 지금에는 그 동안 소홀했던 블로그들도 자주 찾아가고 있다. 티스토리 사용자인 지인과 이 주제로 대화를 하다보니, 그도 내부링크가 활성화된 곳 바깥으로 나가기가 귀찮더라는 얘기가 나왔다. 블로그의 지역화인 셈인데, 그러다 문득 생각난게 있다. '이래선 PC통신 시절 같잖아. 천리안은 천리안, 나우누리는 나우누리끼리 놀던-'

  물론 어폐가 있다. 말 그대로 인터넷(inter/net)인 세상에 돌아다니기 귀찮다는 변명은 사용자의 '귀차니즘'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애초에 좋아하는 블로그/블로거들이 정해져 있다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서비스망 자체가 달랐던 시대와 비교하는건 무리다.
  그렇다고 해도, 제한된 시간 내에 사용자를 자사의 서비스 테두리 내에 고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이러한 방식이 유용한 것은 틀림없다. 바꾸어 말해서- 블로거가 하나의 미디어 테두리 안에 종속되고 싶지 않다면, 서비스가 제공해주는 편리함에서 한번은 벗어나 볼 필요도 있는게 아닐까?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기 힘들기도 하고.

  벗어나보기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는 듯하다.
  메타블로그 사이트 활용하기 :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이올린 등의 메타블로그 사이트에 인상깊었던 블로그들을 등록해두고 방문하는 방법이다. 그래도 가장 간편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일단 지역화가 훌륭히 진행된 블로그 사이트에서는 '원래의 방식'이 더 편리하다는 것이다. 당연한 듯 하지만 이 점이 무시 못할 강점이다. 이글루스 툴바에서는  내가 댓글을 단 목록도, 체크한 포스트 목록도 함께 보여주니까. 티스토리의 경우도 투명한 바가 쫓아다니며 링크를 안내해 준다.
  또 하나 짚는다면 메타블로그는 '내 블로그'가 아니라는 점. 자신의 블로그가 즐겨찾기 기능 그 이상이 아니라면 메타블로그를 내 집처럼 드나드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포스팅거리를 구상하고 방문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가장 편리한 곳은 자신의 블로그. 그렇다면 메타블로그는 2차적으로 방문하는 장소가 되어버린다. 이 지점이 웬만한 '귀차니스트' 블로거가 메타블로그를 따라잡지 못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RSS 활용하기 :
  RSS는 구독용 일꾼이다. 일단 등록만 해두면 블로그의 글을 긁어와 주인님이 읽으실 때까지 탁자 위에 잘 펼쳐둔다.
  그런데 RSS 구독은 글의 본문 내용을 읽어서 (사용자에게는) 같은 화면에 뿌려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블로그가 원래 보여주게 되어있는 화면 그대로를 보여주지 않는다. 가령 타이틀바, 사이드바, 여타의 멘트나 사이트 구성은 알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때로 문제가 된다. 블로그 전체 내용도 다 표시해주는 서비스나 프로그램도 있다.
  그래도 가장 큰 문제는 분량이다. 정독할 블로그를 정해두고 일정시간마다 읽어낼 수 있는 독자에게 RSS는 유용하다. 그러나 보고 싶은 포스트를 보는데 맛들인 독자들에게는 고문이 따로 없다. 매일매일 등록해 둔 블로그로부터 다수의 포스트가 쏟아진다. 일주일 정도 못 읽었다고 하면 게임 끝이다. 이 압박감을 감당해 낼 수 있으려면 정독을 포기하거나 주목할 블로그 수를 줄이는게 합리적인데, 이는 다시 일정한 영역에 고착화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글루에서 활성화된 부류의 주제에서는, 조금만 주목받아도 금방 많은 댓글이 오가는걸 볼 수 있다. 많이 성장했다고 하는 티스토리에서도 아직 이러한 주고받기는 불타오르지는 않는 것 같다. (주관적인 느낌일 뿐일 수 있다) 이글루스가 전문 블로그 서비스로 어필하기 위해 이글루스 툴바를 도입했던 것이, (질을 떠나서 양적으로) 서비스 내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블로그의 지역화는 나쁜 현상은 아니다. 같은 서비스 내의 사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방향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뜻이니까. 그러나 하나의 미디어에 매달려 바깥은 소홀히 하고 지내는 것도 좋지는 않은 것 같다. PC통신 시절엔 동네가 좁으니 하려고 들면 망 하나를 개괄할 수도 있었다. 그것이 불가능한 시대에 살면서, 독점되는 유행어(키워드)와 잘 조직된 네트워크 아래에서 같은 입맛을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7/11/30 23:58 2007/11/30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