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프돔 야구장'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11/22 『서울 하프돔 야구장』 계획 발표에 부쳐 - 서진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울시가 철거 예정인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구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어쨌거나 현재로썬 동대문야구장의 뾰족한 대안이 없던 야구계에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야구장을 지어주겠다니 좋긴 좋구나'. 꼭 이렇게 해야하는가의 의문이 들지만.

  시설은 다소 낙후되었을지 몰라도 (그래도 그라운드에서 물방개가 뛰노는,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광주의 야구장보다는 나을터다) 역사와 추억이 깃든 야구장을 굳이 철거하고, 1644억을 들여서 새 야구장을 짓겠다는거다. (민자 555억을 유치할 계획이라고는 한다)
 
  동대문에 디자인전문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그리고 새 야구장을 건립하려 하는 구로구 고척동에 지역발전을 꾀하겠다는 계획에도 나름 복안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으려는 것이 야구장이라는걸 생각하면, 서울시가 야구계의 인프라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서울에 정규 규격에 맞는 야구장은 3개가 있는데 잠실, 동대문, 목동 구장이다. 이 중 잠실구장은 LG, 두산 두 구단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시즌 중 아마추어 대회를 함께 열기 어렵다. 목동야구장은 16165석 규모의 구장이지만, 설계상 잘못으로 야수가 태양을 바라보고 수비하게 된다는 점에서 야구장으로서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목동에서는 대체로 초등학교, 중학교 경기만 열리고 있다. 따라서 고교대회급의 아마경기는 매년 동대문에서만 개최되었는데, 이 26874석 규모의 야구장을 대체하기 위해 새 구장도 2만석 규모로 준공한다고 발표한 것 같다.

  어쨌든 야구장을 짓는다고 치자. 그러나 이왕 버려진 체육시설 부지를 야구장 건설을 통해 지역 발전을 꾀하려 한다는 서울시의 계획을 위해서는, 아마야구 전용 구장보다는 프로야구급의 경기장이 필요한게 아닐까?
  1982년에 건설된 잠실야구장을 LG, 두산 두 구단이 사용하고 있는데, 프로야구판에 60, 70년대에 세워져 여즉 쓰이고 있는 야구장이 하도 많아서 부각되지 않는 것이지만, 잠실구장도 프로야구를 즐겁고 쾌적하게 관람하기에 결코 충분한 장소는 아니다. 서울시에 널린 문화예술공간에 비해 결코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2만석이 아니라 조금 늘려서 3만석 규모의 프로야구장을 짓는다하면 서울시로서도 시내 두군데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LG나 두산 중 하나가 새 구장으로 이전을 간다고 하면 그쪽으로서도 새로운 구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잠실구장은 한 구단만 사용하는 상태가 되므로 연중 1~2개의 고교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혹은 (실현가능성에는 매우 의문이 크지만) 새 구단을 유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프로야구단 인수 혹은 창단을 염두에 두었던 기업들은 항상 '프로야구 시장을 염두에 둘 때 서울에 입성할 수 있다면 인수/창단을 고려해보겠다'라는 말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의 인구는 프로구단으로서는 매력적인 데가 있다.

  한편 아마야구 대회의 문제.
  기존의 동대문야구장처럼, 고교급 대회를 모두 한 구장에서 치르는 것은 고육지책에 지나지 않는 면이 있었다. 고교야구를 후원하기 위한 대회라고는 하지만 후원사(주로 신문사)로서도 언론 노출, TV 중계, 광고 수입 등의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환경이 열악하고 적절한 관중석을 갖추지 못한 지방 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르기 곤란하였다. 혹은 지방의 구장들은 프로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고자 하여도 그라운드 사정이 조악하여 프로야구와 함께 아마대회를 겹쳐 치르기 어려웠을 터다.
  그렇다고 해도 고교야구 4개 대회가 항상 매년 서울에서만 치러지는 것은 불합리를 떠나 흥행에 도움이 안 된다.
  서울 지역 고교팀이 많기는 하지만, 지방에도 명문 강호 고교팀이 있다. 이들이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고 우승권에 근접하더라도 지역 고교생들이 모교를 응원하러 서울에 올라오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관중 동원에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서울에서 개최되는 고교대회는 비서울권의 지역 사회에서는 남의 동네 잔치가 될 뿐이다. 지역 예선을 단기 리그 형태로 도입하면 이런 문제를 다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시의 이번 야구장 건립 계획은, 정황상 동대문야구장의 철거와 야구계의 요구에 맞물려 억지로 나온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아쉬운대로 이 계획을 받아들이고 야구계와 의견을 잘 조율한다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아마야구와 학생야구뿐 아니라 프로야구를 비롯한 야구계 전체의 인프라 문제가 달려있다고 본다. 당장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겠다는 욕구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니고 시민의 세금만 축내는 건설 계획이 되지 않기를 빈다.
2007/11/22 15:25 2007/11/22 15:25